<대선 TV토론> 오바마-매케인, 경제이슈 3번째 격돌
미국 대선이 약 3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민주당 버락 오바마 후보와 공화당 존 매케인 후보는 15일(현지시간) 뉴욕주 헴스테드 호프스트라대에서 3번째이자 마지막 TV토론을 갖고 경제위기의 진단과 해법을 놓고 또다시 격돌했다. 오바마와 매케인은 이날 토론회를 끝으로 3차례의 공식 TV토론을 모두 마치고, 앞으로 11월4일 대선일까지 우열이 가려지지 않은 격전지와 부동층 유권자들을 중심으로 막바지 표심잡기에 총력전을 펼친다. CBS 방송의 보브 쉬퍼 앵커의 사회로 90분간 진행된 이날 3차 토론은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8-10%포인트 안팎의 리드를 이어가고 있는 오바마가 첫 흑인대통령 고지를 향한 대세굳히기에 치중한 반면, 매케인은 막판 대역전극을 노리며 적극적인 공세를 취했다. 미 행정부와 유럽 각국의 연쇄적인 금융위기 구제대책 발표에도 불구하고 이날 뉴욕증시의 다우지수가 733포인트 하락하면서 이날 토론도 1, 2차 토론과 마찬가지로 경제이슈가 토론의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매케인은 미국이 경험하고 있는 경제위기와 관련, "미국인들은 지금 상심하고 화가 나 있을 것이며 그것은 당연하다"면서 "그들은 월가의 탐욕과 사치, 워싱턴 정치로 인한 무고한 희생자들"이라고 규정했다. 매케인은 특히 "나는 증세를 지지하지 않는다"며 "오바마 후보 세금정책의 전제는 부(富)를 나눠주자는 `계급투쟁'과도 같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오바마는 "나와 매케인의 정책에서 가장 차이나는 것이 세금정책"이라며 "매케인은 돈을 많이 버는 기업에 세제혜택을 주려하지만 나는 95%의 중산층 가정에 감세의 혜택이 돌아가게 한다는데 차이가 있다"고 반박했다. 매케인은 자신과 부시 대통령을 한 묶음으로 공격하는 오바마의 전략에 대해 "나는 부시 대통령이 아니다"면서 "만약 오바마 후보가 부시 대통령과 대결하고 싶다면 4년전에 출마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매케인은 "오바마 후보는 역대 어느 대선후보 보다 많은 돈을 네거티브 선거광고에 쓰고 있으며, 나는 그것을 증명해 보일 수 있다"면서 "특히 오바마 후보가 선거 국고보조금을 받기로 하고 약속을 어긴 것은 불행한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맞서 오바마는 "매케인 후보의 러닝메이트(새라 페일린)가 참석한 집회에서 나의 이름이 나오자 `테러리스트' `그(오바마)를 죽여라'라고 외치는 사람이 있었으나, 매케인의 러닝메이트는 이에 대해 언급도 하지 않았고 저지도 하지 않았다"고 역공을 취했다. 오바마는 또 자신과 극좌파 학생운동조직 출신 인물인 윌리엄 에이어스와의 연관설에 대해 "에이어스는 지난 2-3주간 매케인 선거운동의 핵심이 됐다"며 "에이어스는 내가 8세였을 때 국내 과격단체와 혐오스러운 일에 가담했었고 나는 그런 행동을 비난해 왔다"고 반박했다. 오바마는 "에이어스는 나의 선거운동에 관여한 적이 없으며, (내가 당선된다면) 백악관에서 나를 자문하는 일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바마는 자신의 지지조직인 에이콘(Acorn)이 접수한 등록유권자 가운데 2천여명이 미자격자로 드러났다는 부정선거 논란과 관련, "에이콘은 지역조직이며, 그들이 했던 일은 직원들에게 외부에 나가서 후보등록을 해오라고 돈을 지급한 것"이라고 말했다. 토론에선 두 후보의 부통령 러닝메이트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매케인은 자신의 러닝메이트인 새라 페일린 부통령 후보를 여성들의 `롤 모델(role model)'이자 `개혁주의자'라고 추켜세우면서 "워싱턴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고 구시대 인물들의 네트워크와 패거리주의를 청산할 때"라고 강조했다. 오바마도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페일린이 부통령 자격이 있는 지 질문에 대해선 즉답을 피한 채 "그녀는 능력있는 정치인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그녀는 공화당의 지지세력들에게 활력을 불어넣었다"고 다소 계산된 듯한 논평을 내놓았다. 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조지프 바이든에 대해 매케인은 "미국을 이끌 자격을 갖췄다"라고 평가하면서도 1차 걸프전쟁 반대 등 사례를 언급, 바이든은 몇몇 외교정책에서 잘못된 판단을 했다고 비판했다. 반면에 오바마는 바이든을 "미국을 위해 봉사했던 가장 훌륭한 공직자 중 한 명"이라고 극찬했다. 토론을 마치면서 매케인은 "미국은 지금 어려운 시기를 맞고 있으며 새로운 방향을 필요로 한다"고 전제, 개혁주의자인 자신의 이미지를 강조한 뒤 "국가제일주의(Country First)를 내세워 미국을 더 안전하고 번영되게 만들 것"이라면서 "다시 국가를 위해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갖기를 바란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오바마는 현재 미국의 상황을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대 재앙의 시기라고 규정한 뒤 "미국은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면서 중산층 세금감면, 전국민 의료보험실시, 중산층 성장 등을 공약을 제시하며 "대통령이 되면 매일매일 지치지 않고 일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이날 토론을 마친 뒤 두 후보의 부인인 신디 매케인과 미셸 오바마가 연단에 올라와 두 남편을 격려했다. 특히 신디는 공화당을 상징하는 빨간색 계통의 투피스 정장을, 미셸은 민주당을 상징하는 파란색 계통의 원피스를 입어 눈길을 끌었다.(헴스테드<美뉴욕주>=연합뉴스)